[노동신문 돋보기] 김정은의 조선노동당 중앙간부학교 완공 시찰에서 주목해야 할 점김정은 총비서가 15일 현지지도한 조선노동당 중앙간부학교 건물 외벽에 마르크스와 레닌의 초상화가 걸려있다.(사진=내나라)
5월 16일 노동신문 1면 기사는 김정은이 전날(5.15) 완공된 조선노동당 중앙간부학교 현지지도 내용을 실었다. 기사는 지난 3월 30일에도 김정은이 이 학교의 건축현장을 방문했었다고 알리면서 지난 방문시, 교정 및 과업지시를 내린 것을 완벽하게 수행한 것에 대해 커다란 만족을 했다고 전했다.
당의 대표적 정치학원인 이 학교의 주요임무는 당간부 후보들을 육성하며, 당의 ‘주체적 사상’을 이론화하여 보급하는 것이다. 지난 3월 31일 관련 기사는 그 사상이 ‘김정은 혁명사상’임을 명확히 밝힌 바 있다.
“조선로동당 제8차대회와 당중앙위원회 제8기 제2차, 4차, 6차, 9차전원회의들은 당의 후비간부들을 체계적으로 튼튼히 육성하며 그들을 김정은동지의 혁명사상과 새시대 당건설로선으로 철저히 무장시키는 문제를 현시기 우리당 강화를 위한 중대요구로 제기하고 조선로동당 중앙간부학교를 규모와 수용능력, 교육조건과 환경 등 모든 측면에서 선진적이고 현대적인 정치학원으로 새로 건설할데 대하여 결정하였으며 이 사업을 강력하게 추진하여왔다.”
위 문장은 김정은의 혁명사상이 대두된 2021년, 제8차 당 대회부터 여러 차례 당 전원회의를 통해 이 학교의 핵심교육방안이 매우 심도있게 논의되고 결정되었음을 알 수 있게 한다. 새로운 중점교육이 김정은의 혁명사상과 더불어 김정은이 제시한 ‘새시대 당건설 5대노선’임을 알 수 있다. 당건설 5대 노선은 김정은 혁명사상의 핵심실천방안이다. 이 5대노선이 나오기 전, 김정은은 2022년 10월 17일, 이 학교를 방문해서 그가 각급 당위원회 조직부 당생활지도부문 일군 특별강습회(2022.7.2.)에서 제시한 ‘당조직 건설사상이론’에 대한 정당성 확보 및 과학적으로 논증하라는 지침을 하달했었다. 당시, 김정은은 이 학교를 당 사상이론건설의 기본진지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후, 2022년 이 당건설 이론은 당중앙위 전원회의 제8기 제6차 전원회의(2022.12.26.-31)에서 주요의정으로 상정되어 채택되었는데, 그 핵심은 ‘김정은의 유일적영도체계’ 확립이자 ‘김정은 결사옹위’이다. 이런 점에서 김정은이 이 학교에 대해 가장 공들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새로운 부지를 제시했으며 학교는 상당히 큰 규모와 현대식 건물로 13개월 만에 완공되었다.
5월 16일 기사의 첫 문장에서도 ‘새시대 당건설 5대노선’에 대해 언급했다.
“위대한 김정은동지께서 밝히신 새시대 5대당건설의 회황한 진로를 따라 전당강화의 새로운 전성기가 펼쳐지고있는 력사적인 시기에 우리당 간부양성의 최고전당인 조선로동당 중앙간부학교가 주체건축과 주체교육부문의 본보기적 창조물로 훌륭히 일떠섰다.”
그런데, ‘김정은혁명사상’에 대해서는 거론하지 않았다. 오히려 김정은이 이 학교를 “김일성-김정일주의 정수분자들을 키워내는” 학교라고 말한 것을 부각시키는 것을 볼 수 있다. 김정은은 지난 3월 30일 건축현장에 가서도 이 학교를 ‘김일성-김정일주의학원’으로 불렀었다.
그렇다면, ‘김일성-김정일주의’와 ‘김정은 혁명사상’이 서로 별개인가. 그렇지 않다. 긴밀하게 연계 된다. 우선, ‘김일성-김정일주의’ 주창자가 김정은이다. 그는 2012년 정권승계 후 당의 지도이념으로 ‘김일성-김정일주의’를 천명했다. 또한, ‘전 사회의 김일성-김정일주의화’를 위해 ‘김정일애국주의’를 내세웠다. 이 사상의 핵심요소는 ‘‘조국관’, ‘인민관’, ‘후대관’으로 조국관은 ‘수령관’과 직결된다. 북한에서 ‘조국’은 ‘수령’을 가리키는 이중적 용어이다.
2021년 제8차 당대회시 김정은이 수령으로 추대되고, 김정은의 혁명사상이 대두되었는데, 그 핵심도 바로 ‘김정일애국주의’와 일맥상통한다. 당시 북한이 국가목표로 내세운 것이 ‘우리 국가제일주의’와 ‘인민대중제일주의’였는데, 이는 ‘김정일애국주의’의 ‘조국관’과 ‘인민관’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결국, ‘김정일애국주의’가 ‘김정은혁명사상’으로 대치되었다. 따라서, ‘김일성-김정일주의’가 곧 ‘김정은 혁명사상’을 가리킨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5월 16일 기사 사진에 실린 건물에 새겨진 구호를 볼 때 이 학교의 목표는 “위대한 김일성-김정일주의로 철저히 무장하자!”이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남한 언론들의 주된 관심은 이 학교 한 건물 외벽에 걸린 마르크스-레닌의 대형 초상화였다. 2012년에 내려졌다가 이번에 다시 걸렸다고 하면서 그 이유를 전문가들을 통해 다양하게 내놓고 있다. 모든 언론이 노동당 당사에서 내려진 만큼 이 학교도 두 인물의 초상화를 내렸다고 단정한다. 그러나 사회주의의 원류인 ‘마르크스-레닌주의’를 교육시켜야 하는 특성상 이 학교까지 굳이 초상화를 내렸을까 싶다. 조만간 준공식을 한다고 하니 두고 볼 일이다.
만일, 이번에 다시 두 인물의 초상화를 내걸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대부분 전문가들의 전망대로, 최근 러시아와의 외교 관계를 강화시키는 가운데 반영된 대표적 상징물일 수도 있다. 푸틴의 방북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필요한 조치일 수 있다. 또한, 사회주의국가들과의 공동전선의 상징성으로 평가될 수 있다. 지난 4월 12일 <조중친선의 해> 개막식에서는 “반제자주, 사회주의를 위한 공동의 장구한 투쟁”을 강조하며 “전통적인 친선 계승”을 약속한 측면에서 북한이 가시적으로 보여준 조치일 수도 있다.
여기에 하나 더 덧붙이자면, 분명, 이 학교 다른 건물에는 김일성, 김정일 대형초상화도 걸려있을 것이다. 마르크스와 레닌 초상화가 같이 걸게 되면, 북한의 지도사상(이념)이 막스-레닌주의로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을 시각적으로 자연스럽게 부각시키게 된다. 5월 16일 관련 기사의 “교육학적원리에 맞게 보다 합리적으로 개선되였으며”가 여기에 해당될 수 있다. 따라서, 이 효과는 이 학교에서 김정은 혁명사상을 집중교육시키는 것에 대한 부담감을 덜어 줄 수 있는 방편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