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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들어 소련 및 유럽 사회주의권 붕괴로 외교 기반이 위축되고 체제 보호막 역할을 해 온 소련과 중국마저 한국과 수교함으로써 북한은 외교 고립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북한은 체제 유지를 위해 냉전 종식 이후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힘써 왔다.
북한은 1990년대부터 핵문제와 관계 정상화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 미국과 협상을 진행하였다. 그 결과 1994년 ‘제네바 합의’, 1999년 ‘베를린 합의’가 타결되었으며 한반도 평화체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남‧북‧미‧중의 4자회담이 개최되기도 하였다. 2003년부터 2008년까지는 북한 핵문제가 관련 당사국들이 참여한 6자회담 틀 내에서 논의되기도 하였다.
2009년 미국의 오바마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북한은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 개발을 가속화하였다. 2009년 4월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이어 5월에는 2차 핵실험을 실시하였으며 2010년에는 우라늄 농축시설을 공개하기도 하였다. 이후 북한과 미국은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를 재개하여 2012년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중단과 미국의 대북지원에 동의하는 ‘2.29 합의’를 도출하였다. 그러나 지속된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인해 합의는 파기되었다.
2012년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은 핵‧미사일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하였고, 미국은 이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안으로 대응해 왔다. 2012년부터 2017년까지 북한은 41차례 탄도미사일 발사와 3차례의 핵실험을 실시하였으며 유엔 안보리는 같은 기간 8차례의 대북제재 결의안을 채택하였다.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는 회를 거듭할수록 북한의 석탄‧철광석 수출 금지(2371호), 해외 노동자 제한(2375호), 대북 유류공급 제한(2397호) 등 제재수준이 강화되었다.
2018년 들어와 북한은 트럼프 행정부와 북핵 관련 협상을 추진하여 그해 6월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미국과 북한 정상의 공동선언문을 발표하였다. 그러나 2019년 2월 하노이에서 개최된 정상회담에서는 비핵화와 제재 해제의 범위 등에 대한 입장 차로 인해 합의문 도출에 실패하였다.
이후 양자 간 일정 기간 소강·교착 국면이 지속되다가, 2019년 6월 판문점에서 열린 3자(남한, 미국, 북한) 정상회동에서 북핵협상 교착을 타개하고자 실무협상 재개에 합의하였다. 그러나 10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미북 간 실무협상은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났다.
2020년에 들어서도 미북 간 비핵화 협상은 교착되었다. 북한은 미국 대통령 선거 전후 직접적 자극은 자제하면서도 계기시마다 핵전쟁 억제력 강화 및 협상과 미국의 적대시 정책 전환 등 상호조치를 지속 언급하였다. 북한은 2021년 1월 8차 당 대회에서 미국에 대해 ‘적대시 정책 철회’를 재차 강조하면서 ‘강대강, 선대선’ 원칙을 표명하였다. 2021년 1월 출범한 바이든 행정부는 새로운 환경에 놓이게 되었다.
미국은 2021년 한미정상회담(5.20.)에 앞서 ‘대북정책 검토’가 완료되었다고 밝히며(4.30. 현지시간) 북한에 ‘조건없는 대화’라는 메시지를 보내면서 대화에 나서도록 촉구하였다. 북한은 김정은 시정연설(21.9.29.)에서 바이든정부의 대북정책을 ‘미 역대 행정부들이 추구해 온 적대시 정책의 연장에 불과하다’고 평가하였다. 이러한 기조를 유지하면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 관련 미국 주도 유엔안보리 회의 소집에 대해 ‘주권침해’. ‘이중기준 적용’이라고 주장하였다.
2022년 이후 북한의 대미관계는 교착상태가 지속되었다. 바이든 정부는 ‘조건없는 대화’ 기조를 견지하며 북한에 지속전으로 대화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북한은 이러한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30여 차례가 넘게 탄도미사일을 발사하였다.
북한은 2023년 이후 더욱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2023년 9월 최고인민회의에서 ’핵무력정책‘을 헌법화하고 ’반미연대‘를 강조하였으며, 2023년 12월 당 전원회의에서 대미 ‘대적투쟁원칙’과 반미연대 입장을 견지하며 미국과의 장기적 대결의지를 지속 표명하였다.
또한 미국 주도의 북한 미사일 발사 규탄 및 한미 워싱턴선언‧NCG 회의·나토정상회의를 비롯하여 한미일 군사훈련, 북한 인권문제, 대북제재 등 다양한 사안에 ‘이중기준’ 등 기존논리를 반복하며 반발하였다.
2024년 북한과 미국의 관계는 지속적인 긴장관계를 이어갔다. 김여정은 4월 담화를 통해 한미가 2024년 진행한 연합훈련 등을 나열하며 “미국이 하수인들과 벌인”, 북한을 상대로 한 “핵전쟁 시나리오 시연회”라고 비난하였다. 7월에는 미 대선 기간 트럼프 후보의 유화 발언에 대해 “공은 공이고 사는 사”, “어떤 행정부가 들어앉아도 개의치 않아” 등 부정적 입장을 밝히면서도 “전적으로 미국의 행동에 달려” 있다는 등 미국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는 모습을 보였다.
11월 5일 미 대선을 앞두고 북한은 김정은 현지지도 형식으로 9월 13일 우라늄 농축시설과 10월 23일 전략미사일 기지(화성-18형 ICBM 노출)를 최초로 대외에 공개하는 등 고도화된 핵능력을 과시하였다. 이어 대선 5일 전인 10월 31일에는 “전략미사일능력의 최신기록 갱신”을 주장하며 신형 화성-19형 ICBM을 발사, “핵무력 강화노선 불변” 입장을 재차 강조하였다.
2024년 11월 트럼프 미 대선 후보의 대통령 당선이 확정되자, 김정은은 같은 달 21일 평양에서 열린 무장장비전시회 ‘국방발전-2024’에서 미국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밝혔다. 특히, “우리는 이미 미국과 함께 협상주로의 갈 수 있는 곳까지 다 가보았으며 결과에 확신한 것은 초대국의 공존 의지가 아니라 철저한 힘의 립장과 언제 가도 변할 수 없는 침략적이며 적대적인 대조선정책”이었다고 주장하고, “제반 현실은 적을 압도할 수 있는 최강의 국방력, 이것만이 유일한 평화 수호이고 공고한 안정과 발전의 담보라는 것을 매일, 매 시각 절감케 하고 있다”고 발언하였다.
2024년 12월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북한은 미국을 “가장 반동적 국가”로 언급하며 “최강경 대미대응전략”을 천명하였다. 2025년 1월 20일 트럼프 2기 정부가 출범한 이후에도 북한은 1월 17일과 1월 26일 연이어 발표한 외무성 담화를 통해 “최강경대응전략에 따른 철저하고도 완벽한 자위권 행사”, “미국과는 철두철미 초강경 대응” 등 강경 입장을 견지하며, 핵무력 고도화와 군사력 증강을 지속할 것임을 밝혔다.
(2025.5월 작성)
* 자세한 내용은 첨부된 <2025 북한이해> 파일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