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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및 출판
북한은 공산주의 언론관에 기초하여 언론의 기능을 “인민을 교육하고 당과 정부의 정책을 선전하며 인민을 공산주의 사회 건설에 동원하고 비판과 자아비판을 고무”하는 것으로 설명한다. 북한에서 언론은 정치사회화의 도구인 것이다. 북한은 헌법 제67조에서 “공민은 언론·출판·집회·시위와 결사의 자유를 가진다”고 명시하고 있고, 북한에서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고 있다고 선전한다. 그러나 북한에서 언론은 “인민대중을 사회주의의 건설에 더욱 힘차게 다그치는 데 이바지” 할 때만 자유를 보장받을 수 있다.
북한은 출판물을 “당과 대중을 연결시키는 중요한 수단이며 당이 내세운 정치·경제·문화건설의 과업 실천을 위해 근로대중을 조직·동원하는 힘 있는 무기”로 설명한다. 북한 출판물의 중요 기능은 대중을 교양하고 당 정책에 따라 대중을 조직·동원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북한 「출판법」(1999)은 “공민은 저작 또는 창작 활동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나(제6조), 그 목적을 “혁명적출판전통에 기초하여 사회주의위업을 고수발전시키는데 복무”하는 것으로 제한하고 있다(제2조). 출판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출판사업자가 내각 또는 출판지도기관에 등록해야 하며(제12조), 등록하지 않고 이용한 인쇄설비는 몰수된다(제49조). 「출판법」은 “출판지도기관과 해당 기관은 출판물을 통하여 기밀이 새어 나가거나 반동적인 사상과 문화, 생활풍조가 퍼지지 않도록 하며 인쇄설비를 등록하고 그 리용을 감독통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여 출판에 대한 통제를 하고 있다(제47조). 또한, “기밀을 루설시키거나 반동적인 사상과 문화, 생활풍조를 퍼뜨릴 수 있는 출판물은 생산, 발행, 보급과 반출입을 중지시키고 회수한다”고 규정하여(제48조) 사실상 출판물에 대한 당국의 임의 검열 및 규제를 허용하고 있다. 「출판법」상의 규정을 위반하여 엄중한 결과를 일으킨 기관, 기업소, 단체의 책임 있는 일군과 개별 공민은 정상에 따라 행정책임 또는 형사책임에 처해진다(제50조). 이와 같이 북한은 언론 및 출판물의 임의 검열과 규제를 통해 주민들의 표현의 자유에 대한 권리를 보장하지 않고 있다. 북한 언론인의 중요 임무는 당 정책 및 혁명사업의 선전과 옹호이기 때문이다.
1. 신문
북한의 신문은 모두 기관지로서 당과 내각, 각종 단체나 문화·예술 선전 조직에서 발간하는 공식 매체이다. 모든 신문은 노동당 내 선전선동부 신문과의 감시·감독을 받는 동시에 내각의 출판총국 신문과의 행정지도를 받아 제작·발간된다. 모든 기사의 내용은 주민들에게 북한 체제의 우월성을 주지시키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북한 신문의 종류에는 전국의 독자를 대상으로 하는 중앙지, 수도 시민을 독자로 하는 수도신문, 특정 지방의 근로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지방지로 구분된다.
대표적 중앙지로는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 내각의 기관지인 『민주조선』, 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 중앙위원회 기관지인 『청년전위』의 3대 신문이 있다. 수도신문으로는 평양시 당위원회 기관지인 『평양신문』이, 도별 노동당위원회가 발행하는 12개 정도의 지방지가 있다. 분야별로는 『체육신문』, 『교원신문』, 『철도신문』 등이 있으며 조선인민군 기관지인 『조선인민군』, 해외홍보용 주간지인 『The Pyongyang Times』가 있다. 이 중 『노동신문』, 『민주조선』, 『청년전위』 등 3개 중앙지와 각 시·도 당위원회에서 발간하는 지방지 등은 일간지이다.
기관별로 발행하는 신문은 격일간이나 주간지로 발행되며 발행 부수도 많지 않다. 신문 기사의 종류에는 당의 노선과 정책을 다루는 사설, 사상적·사회정치적으로 중요한 내용을 밝히는 논설, 김일성·김정일 교시나 공동사설을 쉽게 풀이한 해설, 정치문제의 의미를 다루는 정론, 정치적 문제를 분석하고 평가하며 주장하는 논평, 단평, 정세 해설, 사론, 단론, 관평, 덕성기사, 영도기사 등 총 29가지가 있다. 김정은 시기 이후 『노동신문』을 비롯한 주요 신문의 기술적 개선을 통해 사상성과 가독성을 높이고 있다. 2014년 이후 『노동신문』등 주요 기관지들의 전면 컬러화가 대표적 사례이다.
노동신문
『노동신문』은 노동당 중앙위원회의 기관지로서 노동신문사가 발행하는 북한의 대표 신문이다. 1945년 11월 1일『정로』라는 제호로 출발했으며, 1946년 9월 1일 신민당 기관지인『전진』을 통합하여 현재의 『노동신문』으로 개칭되었다. 노동신문은 대내외 주요 현안 및 사건이 발생했을 때 정론이나 사설 등으로 북한의 입장을 대변한다. 『노동신문』의 기본 의무는 노동당의 노선과 정책을 해설하고, 사회와 인간을 혁명적으로 개조하며, 노동당의 조직 강화와 유일사상 체계를 확립하는 것이다.
지면의 편집은 김일성·김정일·김정은의 행적, 정치·교양, 경제, 문화, 남한 정세, 국제 정세로 이루어진다. 2021년 5월 19일부터 노동신문 편집위원회 조직을 개편, 조국통일부, 국제부를 폐지하고 이론선전부, 사회생활부, 논평원실을 신설하였다. 이에 따라 남한과 미국 관련 기사가 축소되었다. 대남 대미 관련 기사들은 대외 선전매체로 집중되었다. 『노동신문』은 총 6면 내외로 발행되는 조간신문인데 특별한 사건을 다룰 때는 총 9~10면까지 발행하기도 한다. 김일성·김정일·김정은 관련 기사는 통상 1면에 실리며, 김일성·김정일·김정은 등의 이름이나 교시 내용을 인용하는 경우에는 다른 글자보다 눈에 띄도록 크고 진하게 표기한다. 『노동신문』은 철저한 검열을 거쳐 국가기관이나 당원에 한정하여 배포되며 그 권위는 절대적이다.
민주조선
『민주조선』은 북한의 입법기관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및 내각 기관지이다. 『민주조선』은 1945년 10월 평안남도 인민위원회 기관지인 『평양일보』로 출발하여 1946년 6월 북조선 임시인민위원회의 기관지인 『민주조선』으로 창간되었다. 그 후 1947년 2월 다시 북조선인민위원회의 기관지로 바뀌었다가 1948년 9월 현재의 위치로 고정되었다.
민주조선의 기능은 『노동신문』의 기본 임무와 비슷하지만 정부(내각) 기관지라는 특성상 편집에서 행정실무적인 문제를 많이 다룬다. 민주조선사에서 대형 판으로 주 6회 발행되며 정권에서 채택한 결정 사항이나 정령·법령 등을 상세하게 취급한다. 편집의 경우 『노동신문』과 같이 1면과 2면의 내용은 주로 김일성·김정일·김정은 등의 정치지도 동향과 사진, 이들에게 보내온 외국의 축전이나 편지 내용, 우상화 선전 시·수필 등을 게재하고 있다. 통상 4면으로 제작되고 화요일 및 금요일과 특별한 날 등은 6면으로 증면된다. 『노동신문』 다음으로 권위를 인정받는 신문이다.
청년전위
『청년전위』는 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의 기관지로서 1946년 1월 17일 ‘북조선민주청년동맹’ 창립과 함께 『민주청년』이라는 이름으로 발간되기 시작했다. 이후 몇 차례 이름이 바뀌다 1996년 『청년전위』 로 개칭되었다. 『청년전위』는 세대 간 차이가 벌어지고 있는 시대에 맞춰 청년층에 대한 사상적 단속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일간지이다. 청소년들에게 주체사상을 학습시키며, 노동당의 노선과 정책을 선전하여 이의 완수를 위한 헌신을 권고하고, 김일성·김정일·김정은에 대한 충성교육을 임무로 한다. 『청년전위』의 기사 내용은 『노동신문』에 실린 여러 문제를 청소년과 결부시킨 것이 대부분이다.
2. 방송
북한의 방송도 신문과 마찬가지로 당 정책과 국내외 정세를 대내외에 선전·보도하며, 당 정책 및 혁명사업의 선전과 옹호를 위해 운영된다.
북한의 방송사업 체계는 방송업무 자체를 지도·조정하는 당 차원과 방송국의 시설 기재 관리 및 사무를 담당하는 내각 차원의 체계로 이원화되어 있다. 내각 소속 조선중앙방송위원회는 방송 업무 일체를 계획·총괄하는 기관으로서 방송 기능과 규제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지만, 방송 내용에 관해서는 노동당 선전선동부와 10국의 지시와 통제를 받는다. 조선중앙방송위원회 산하에 각 도(직할시) 방송위원회가 있고, 그 아래에 시·군 방송위원회가 있으며 하부기관으로 유선방송 중계소가 있다. 방송위원회 중앙조직으로는 라디오총국, 텔레비죤 총국, 문예총국이 있다.
북한은 ‘조선중앙텔레비죤(조선중앙TV)’을 1999년부터 태국 통신 위성 ‘타이콤 5’를 통해 아시아와 아프리카, 유럽 일부 지역 등에, 2015년부터는 ‘인텔샛’을 통해 미주 지역에 송출하고 있으며, 2015년 2월 9일부터는 ‘조선중앙텔레비죤’ 위성 방송을 디지털 고화질 HD로 전환하였다.
라디오 방송
라디오 방송에는 북한 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조선중앙방송’과 ‘평양유선방송’, 러시아어, 영어, 프랑스어, 중국어, 일본어, 아랍어 등 외국어로 서비스하는 대외 방송이 있다. 조선중앙방송은 1945년 10월 14일 김일성의 ‘조국개선 환영 평양시 군중대회’를 중계 방송함으로써 출발했다. 이후 1967년 제1중앙방송(대내)과 제2중앙방송(대남 및 대외)으로 분리됐다가 1972년 제1중앙방송은 조선중앙방송으로 개칭되었다.
‘평양방송’은 대표적인 대남방송으로 1967년 조선중앙방송에서 분리돼 제2중앙방송으로 출발했으며, 1972년 11월 ‘평양방송’으로 개칭되었다가 2024년 1월 12일 송출을 중단했다. 뉴스는 대부분 조선중앙통신이나 『노동신문』 등 관영 매체의 보도, 사설, 논평, 논설기사 등을 인용·보도한다. 1989년부터 개설된 ‘평양FM 방송’은 대남 선전용 방송으로 북한의 혁명가곡과 클래식 음악을 방송해 왔으나, 2024년 1월 12일 송출을 중단했다. 이 밖에도 북한에는 ‘제3방송’으로 불리는 독특한 유선방송이 있다. 북한의 전 가구를 유선 방송망으로 연결하여 스피커를 통해 당국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텔레비전 방송
북한의 텔레비전 방송에는 ‘조선중앙텔레비죤’을 비롯하여 ‘만수대텔레비죤’, ‘용남산텔레비죤’, ‘체육텔레비죤’ 등이 있다. 북의 대표 방송인 ‘조선중앙텔레비죤’은 1963년 ‘평양방송국’으로 개국하여 1970년 ‘조선중앙텔레비죤’으로 명칭을 바꾸었고, 1974년 김일성 62회 생일을 계기로 컬러 방송을 시작했으며, 1999년 노동당 창당 54주년을 맞아 위성방송을 시작했다. 방송 시작 시간은 평일(월~토)에는 오후 5시, 휴일(일요일과 명절)에는 오전 9시였는데 2013년 8월부터 평일 방송 시작 시간을 오후 3시로 변경했으며, 2022년 5월 16일부터는 평일에도 오전 9시부터 방송을 시작하는 등 방송 시간을 확대해 오고 있다. 주요 프로그램은 김일성·김정일·김정은 우상화이며, 특징은 영화나 연극을 녹화하여 방송한다는 점이다. 2015년 8월 15일 광복 70주년을 기념하여 ‘체육텔레비죤’이 개국하였다. 김정은 시기 북한의 방송은 체육 프로그램이 증가하는 특징을 보인다.
북한 텔레비전 방송은 전체적으로 선전·선동의 성격이 강하지만 최근에는 작품의 소재와 내용에서 남녀 문제, 주민생활, 사회 갈등을 다루는 등 다양화되고 있다. 또한 화질에도 주의를 기울여 2015년부터 기존의 표준화질SD 방송을 중단하고 고화질HD 방송으로 전환송출을 시작하였으며(4:3 화면 비율), 2017년 12월부터 ‘조선중앙텔레비죤’을 고화질 풀화면(16:9 화면 비율)으로 송출하였다.
(2025.5월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