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잠수함 침투사건
1996년 9월 18일 새벽 강원도 강릉시 강동면 안인진리 부근 해안도로를 운행 중이던 택시기사가 거동 수상자들과 해안가에 좌초된 선박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하였다.
좌초된 선박이 북한의 소형 잠수함으로 확인됨에 따라 군인·경찰·예비군은 49일 동안 소탕작전에 돌입하여 무장간첩 1명을 생포하고 13명을 사살하였으며, 대전차 로켓을 비롯한 유류품 4,380점을 노획하였다. 또한 북한의 지령에 따라 자체 공작조에 의해 사살된 것으로 추정되는 승조원 11명의 사체를 발견하였다. 우리 측은 군인 11명, 경찰·예비군 2명, 민간인4명이 피살되는 인명피해를 입었다.
생포자 심문 결과, 침투 공비들은 북한 인민무력부 정찰국 해상처 제22전대 소속으로 공작요원, 안내원 및 승조원 등총 26명의 군관들로 구성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들이 침투에 이용한 잠수함은 길이 35m, 폭 3.8m의 300톤 규모의 상어급 잠수함으로서 특수 공작용으로 개조된 것이며, 생포자의 진술과 휴대장비로 미루어 보아 이들이 침투한 목적은 비행장·발전소 등 주요 시설에 관한 자료 수집과 우리 군의 경계태세를 시험하기 위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한편 1998년 6월 22일에도 강원도 속초시 동쪽 11.5마일(18Km)지점 우리 영해에서 북한의 유고급 잠수정 1척이 꽁치잡이 어선이 설치해놓은 그물에 걸려 표류하다 해군 함정에 의해 6월 23일 예인되었는데 이 잠수정에는 자폭한 것으로 추정되는 승조원·공작원 등 9구의 시신이 발견되었다.
이 밖에도 북한은 1990년대 중후반 대남 무력도발을 빈번히 자행하였다. 1995년 10월 17일 임진강을 통해 무장간첩을 침투시키고, 1997년 6월에는 북한경비정이 월선하여 포격을 가하는가 하면 7월에는 북한군 10여 명이 철원부근 군사분계선을 월경하여 남북 간에 포격전이 벌어졌으며, 1998년 7월 동해안 무장공비 침투, 11월 강화도 해안 간첩선 침투, 12월 여수 앞바다 반잠수정 침투사건 등이 그것이다.
북한이 이 시기에 군사도발을 연이어 감행하고 한반도에 긴장을 조성한 것은 다분히 의도적이다.
우선 북한이 이 시기를 체제위기 국면으로 인식하고 이를 극복해 나가기 위해 대내적으로 주민들의 사상적 이완상태를 방지하고 결속력을 다지는 한편, 군 중시사상의 정당성을 확보하여 김정일 체제의 출범을 위한 기반을 다지려는데 목적이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대외적으로는 호전성을 과시하여 체제전환기의 취약성이 드러나지 않도록 공세적 방어막을 치는 한편, 미·북 제네바 합의 이행과 미사일협상 등 계속되는 미국과의 협상에서 한반도 긴장을 통해 협상력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